[프레스나인] 3년을 끌어온 SPC그룹과 공정거래위원회 간 행정소송이 이번주 결론난다. 중견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한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소송의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질 지 주목된다. 최근 태광그룹과 미래에셋그룹, 한화그룹 등의 일감몰아주기 사건과 관련해 공정위가 승소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법리적 판단이 내려질 지도 관심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6-2부는 오는 19일 파리크라상 SPL 비알코리아 샤니 SPC삼립 등 SPC 계열 5개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및 시정명령 취소 소송에 대한 판결을 선고한다. 2020년 11월 사건 접수 이후 2차례의 종결변론을 거친 판결이라는 점에서 재판부가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정위는 2020년 7월 SPC에 부당지원 혐의로는 역대 최고액인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허영인 회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 조상호 전 그룹 총괄 사장, 파리크라상 SPL 비알코리아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이 주관하는 그룹 경영 회의를 통해 삼립을 위한 판매망 저가 매도, 밀다원 주식 저가 양도, 통행세 거래 등의 방식으로 7년간 삼립에 총 414억원의 이익을 제공했다. 공정위는 SPC 계열사들이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2세들이 보유한 삼립의 주식 가치를 높이려고 삼립에 이익을 몰아줬다고 봤다.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와 차남 허희수는 삼립 지분 11.68%(2019년말 기준), 11.94%를 보유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SPC그룹의 판매망 저가 매도와 주식 저가 양도, 통행세 거래에 대해 옛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 금지)를 적용했다. 부당한 행위를 통해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법원의 판례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평가다. 태광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은 그룹 총수의 묵시적인 승인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행위에 대한 관여를 인정하는 등 일감몰아주기 사건과 관련해 행위주체의 다양한 개입을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가 나온 이후 선고된 미래에셋그룹의 일감몰아주기나 한화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소송에서 서울고법은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사건에 적용된 법 조항은 옛 공정거래법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이익제공 금지)로 법적 근거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특수관계인의 개입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