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텔레콤 사내이사 2명 해임
고려저축은행·예가람저축은행 겸직 대표이사 이은우 해임도
이호전 전 회장 사면 이후 경영진 연쇄 교체

[프레스나인]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사면 이후 태광그룹 계열사의 경영진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티시스의 김기유 대표이사 등 이사진 4명을 동시에 해임한 이후 한국케이블텔레콤의 사내이사 해임에 이어 저축은행의 대표이사도 급작스럽게 해임됐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려저축은행은 지난 6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문윤석 대표이사를 신규로 선임했다. 문 대표이사는 1964년생으로 우리은행 코오롱타워금융센터 센터장, 우리카드 법인영업부 본부장, 삼성생명 행정사법인지점 전문위원 등을 역임한 시중은행 출신이다.
문윤석 대표이사 선임에 앞서 이은우 대표이사가 임기를 7개월 가량 남겨둔 채 해임됐다. 이은우 전 대표는 지난해 6월10일 선임됐다. 이은우 전 대표이사 역시 우리은행에서 기업여신팀장과 본점 신탁사업단 마케팅팀장, 남가좌동지점장 등을 역임한 시중은행 출신이다. 이은우 전 대표이사는 전임 대표이사였던 이종수 전전 대표의 중도사임에 따라 선임됐었다는 점에서 고려저축은행은 또다시 대표이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사임한 셈이 됐다.
문윤석 신임 대표이사는 고려저축은행과 함께 예가람저축은행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앞서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 대표이사를 겸직했던 이은우 전 대표이사와 마찬가지다. 지난해 예가람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선임됐었던 김필수 대표이사는 올해 3월31일 임기만료(2024년 5월31일)를 1년 이상 앞두고 중도 사임했다. 그러면서 이은우 고려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예가람저축은행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이필수 전 대표이사 역시 국민은행 강남2(압구정)지역본부장과 중부2(연신내)지역본부장을 역임한 시중은행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이 보험권 출신보다 은행권 출신 인사를 영입해 여신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됐었다. 김필수 대표이사 선임 당시 예가람저축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윤재동 위원장은 "김필수 대표가 금융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저축은행의 비전을 공유하며 공익성 및 건전 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후보로, 리더십과 경영혁신 마인드를 갖췄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필수 예가람저축은행의 중도사임과 이를 이어받은 이은우 대표이사 해임은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에 대한 이호진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가 뚜렷한 이유없이 중도에 사임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금융 계열사 외에 한국케이블텔레콤의 경우에도 지난 9월 사내이사 2명이 해임됐다. 황병운 사내이사와 김병조 사내이사는 지난 9월19일 동시에 해임됐다. 사내이사 해임 당일 SBS 대외협력실 정책팀 부국장 출신의 엄재용 티캐스트 경영지원실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또 티시스는 지난 8월24일 전용인·박남규·김기유·김도조·황병운 등 4명의 사내이사를 한꺼번에 해임했다. 그러면서 엄재용 티캐스트 경영지원실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했다. 김사에는 태광산업 재무실장인 이명철 감사가 선임됐다.
김기유 대표이사 해임은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기유 전 대표이사는 현재도 티알엔 사내이사를 맡고 있고, 과거 태광산업 사내이사를 역임했고 대한화섬·태광관광개발·동림건설 대표이사를 맡는 등 태광그룹 내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기유 대표이사 해임을 결정했다는 건 이호전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선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김기유 대표이사 해임을 비롯한 잇단 경영진 교체에는 이호전 전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